임시격리시설 근무 후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잠깐 스쳐지나갈 것 같은 전염병으로 보았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게 사람의 노력…인력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예전에 일본 총선 준비 뉴스를 보면서 선거에 사용할 몇 만자루의 연필을 깎고 있는 우스깡스러운 일본 공무원을 보고 비웃었는데..
실제로 내가 체험한 일선의 방역은 의료진, 관련 부처공무원, 민간지원인력을 함께 갈아넣는 잡곡 미숫가루 같은 시스템이다..
일본과의 차이라면 거긴 아직도 팩스와 서면 결재를 통한 구시대적인 프로세스라면 여긴 그나마 이메일을 통해 접수받고, 내부적으로는 엑셀로 한다는 약간의 IT적인 요소로 일한다는 것일뿐..
우스개소리로 인간야놀자를 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시골산간 펜션도 사용 중인 예약시스템을 2년이나 넘게 이메일로 접수 받고 관리대장 엑셀을 여러 명이 업무별로 돌아가면 업데이트해서 관리한다..하아…
이슈가 있어서 예약이 밀려도 당장 얼마나 더 받아도 되는지…얼만큼 객실이 부족한지 실시간으로 추정치를 내기 어려웠다..그나마 있을 때 입소예정, 퇴소예정수치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엑셀로 3~4일치를 통계내기 시작..
전례가 없는 전염병과의 전쟁의 끝은 반드시 이겨야하지만, 이로 얻는 방역체계의 노하우가 지속적으로 발전해나아가야 하는데..솔직히 걱정이 된다
파견근무동안 메신저 업무방만 11개에 달했다..
그리고 각각의 업무대화방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어서 객실에 들어가서도 24시간 대기 상태였다..
오미크론의 충격이 상당한 이 시기에 파견근무를 마치게 되어 무엇인가 일을 두고 혼자 빠져 나온 느낌이라미안한 감정이 컸다
특히나 명절기간 집에도 못가고 24시간 시설에서 대기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모두들 힘내길..!!
사람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라면 사람에 대한 보상도 좀더 충분히 했으면 좋겠다..

파견 마무리 기념 PCR검사 결과 : 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