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 수술(맹장수술) 입원기

2021. 10. 29. 13:00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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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을 일부 절제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패닉이라
정신없이 입원하고 수술했다
염증이 심한 상태로 입원했기 때문에 첫 미음도 수술 후 3일째에야 먹었다..(개인차 있음)
어렸을 때 멋 모르고 편도선/축농증 수술한 이후 성인이 된 이후 첫 수술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렸을 때 다 챙겨주는 엄마가 없고 간병인/간호사에게 말씀드리고 도움 받아야 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나같이 엄살/겁이 심한 사람들은..
링거 꽂는 순간 혹시나 빠질까, 아프지 않을까 움직임이 90%이상 둔해진다
또 혹여나 물 들어갈까봐 날이 갈수록 꾀죄죄해진다..
예전에는 동전 넣는 TV로 같이 봤던 것 같은데
지금은 각 침상마다 누워서 볼 수 있다
의사와 상관없이 5인실 들어갔는데…
다 할아버지들이고 한 분 보호자로 할머니였다
매 끼마다 인슐린 맞는 할아버지
피가 잘 안나와 계속 바늘로 쑤심 당하는 할아버지
소변줄로 간신히 소변보고 배변이 잘 안되서 약 써서 설사로 배변 보는 할아버지
크게 외상 당하신 것 같은데 가장 씩씩하게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아저씨
그리고 기깟 맹장수술 하는데 온갖 엄살 피는 40대 아재 나..
할머니 보호자 분도 한 분 계신데 수시로 환자 할아버지에게 큰소리다..
짠거 먹지 마라, 세수해라, 소변봐라, 운동해라
온갖 모든 것이 잔소리인데 그걸 크게 개의치않고 말 잘 듣는 할아버지
나같으면 크게 화나 말만한 상황인데 그냥 계속 넘어가더라…
가스라이팅의 원조인지 아니면 젊어서 사고쳐서 잡혀사는지..나이가 있으셔서 같이 살려면 고분고분 말을 잘 들어야 하는지 그 속 사정은 잘 모른다
다들 보면 나이가 들수록 뻔뻔해지고 예의가 없어진다
무리한 요구하고 뒤에서 험담하고..할머니들 대부분이 그렇다..
인자한 할머니는 내가 손주일 때만 해당되는 거지
주위에 가까이 하기 가장 싫은 스타일이 할머니 스타일
오히려 할배들이 일부 술꼬장 주렸을만한 사람 빼면 의료진 말에 순종하고 웬만하면 남한테 피해 안주랴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같이 지낸 분들 5년 뒤, 10년 뒤 모르는 분들인데 당장 아픈 것 고치려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는다
치료받고 나가면 당장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아픈 치료과정을 감내하는 것이겠지
병원밥이 맛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 보면 쓸데없이 유난떠나 싶었는데 이젠 좀 이해가 된다
메스꺼운 것이 원래 아파서 염증 때문에 이런 것인지 병원 반찬이 별로라서 이런 것인지 구분이 점점 안된다..(참고로 저염식 식단 좋아하는데도 그렇다..)
부산이라 그런지 한 끼 건너 생선인데…냄새도 싫어서 열어두지도 않았다
다른 맹장수술할 때는 굳이 소변줄 안 꼽고 수술준비할 때 마취하고 하는 것도 같은데..여긴 정말 나 혼자 죽는 소리냈다

* 맹장수술 때 고통스러운 것들

- 소변줄…ㅅㅂ 꼽는 분도 고생 많았다..
- 수술 후 일어나서 입원복으로 입을 때
- 거동이 힘든데 계속되는 수액으로 소변보러 가야함
- 전신마취 후 쪼그라든 폐 : 심호흡이 안됨
- 복도 운동 : 운동해야되는데 수액줄 & 배구멍 상태에서 쉽지 않다..
- 24시간 마스크 : 안경&마스크라 귀가 진물이 생긴다..)

* 맹장수술 할 때 알아볼 것

- 빨리해야 예후가 좋다 빨리 수술 가능한 병원
- 복강경 실력자에게 받을 것
- 소변줄 착용 유무(착용 시 마취 유무..)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중요!!
- 입원실(화장실 포함) 쾌적함
- 병원 식단

* 느낀점

- 다른 상업적인 것과 다르게..외과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다
- 외과의사는 주말이 없다..생사가 달린 수술이 있는데 개인시간 빼기가 어려울 것 같다
-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 역할이 천지차이다. 의사가 수술 등으로 중요한 것을 처리하고 결정한다면 간호사는 수술전/후 케어를 지원한다
- 병원밥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 의료직은 무엇보다 적성에 맞아야 한다
- 돈 많으면 1인실이 좋다(아픈데 타인과 좁은 공간에 부대끼고 살기 힘들다)
- 의사/간호사한테 땡깡 피는 인간이 나이가 많을수록 많다

이제 최종 CT까지 찍고 대기 중이다
제발 염증없이 재수술없이 합병증없이 무사히 퇴원하길 바란다…

ㅇ지금까지의 병원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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